문화날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내가 좋아하는 하랑이

                                                                        홍순성

하랑이의 성품은 순박하고 명석하다. 좋아하거나 관심 있는 사

물이나 환경이 주어지면 즉각 반응을 일으킨다. 집요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단호히 반대하면 혼자 다른 환경을 만들거나

다른 환경으로 가서 자신의 스트레스를 이겨낸다.

집에서는 컴퓨터게임을 즐기고, 이부에서는 엘리베이터와 보행

자 신호등 버튼 누르기를 즐긴다. 지하철에서는 숫자에 민감하

다. 열차번호에 관심이 있어서 라바열차 번호를 외울 정도다.

하랑이는 수리영역에 강하다. 그렇다고 어문영역이 약하지만은

얺다. 기탄국어를 읽고 답하는 속도는 빠르고 정확하다. 우리

어른들이 하랑이처럼 자신의 관심영역을 솔직히 표현한다면 얼

마나 좋을까!

숭실대를 방문한 적이 있다. 현수막을 보고 어른말투로 읽어나

가는 것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가끔 하랑이는 "선생님,

아니... "라면서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상황을 부정하며 고쳐줄

것을 요구한다. 목소리가 정겹고 귀엽다. 아인슈타인, 케네다

대통령도 어렸을 때는 하랑이와 비슷했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세계적인 물리학자와 경제 대통령이 되었다.

하랑이와 늦가을에 떨어진 낙엽을 밟으면서 걷는 길은 무척 행

복하다. 늦가을이 지나가고 겨울이 다가온다. 하랑이는 눈사람

만들기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어떤 아름다운 추억이 기다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