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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처럼 빛나는 그대'(2013년 제2회 문화날개 백일장 대상)
작성자 : bha1070   작성일 : 2018-02-05   조회수 : 2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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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처럼 빛나는 그대

박 미 용  

 

 

 

 스물여덟 해를 반쪽인 채로 살았다.

 그때까지 나는 내가 완전한 하나인 줄 알고 살았나보다.

 각자 하나가 세상의 전부인 줄만 알고 살아오던 우리의 만남은 빅뱅-태초 흑암에 생성되었던 거대한 별들의 충돌로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고 그 후 태양계가 생성, 생명체를 잉태하는 초록별 지구가 태어나게 되었다는 설과도 같은 것이어서 여러 가지 일들을 파생시켰다. 그제야 우리는 온전한 하나가 되어 밤하늘별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친구의 소개로 만나 떨리던 손을 잡으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꽃이 되었다. 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만남이었지만, 그것을 통해 새로운 별들이 빛나기 시작했고, 큰 의미로 본다면 인류역사의 모퉁이 돌이 된 듯 벅찬 느낌이다.

 애벌레에서 번데기의 과정을 지나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황홀하게 날개 짓 하는 경이로운 변화와도 같은 그것이 사랑인가보다.

 전혀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과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육체와 육체의 만남으로 영적인 존재-아이가 만들어지는 그 신비로움에 감격하여 눈물도 흘렀다. 그렇게 나의 사랑은 나를 철들게 했고, 이상을 꿈꾸던 사람으로 변화시켜 성장했다.

 첫 만남의 떨림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신기루와 같다. 겨울에 만난 우리의 사랑은 애틋하고도 따뜻했다. 손은 얼음도 녹일 수 있을 만큼 따스한 반면, 불편한 오른쪽 다리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허벅지부터 발끝까지 착용하는 보조기를 벗으면 차디찬 것이 꼭 죽은 사람의 다리와 같았다. 그 차가운 다리를 시린 가슴으로 정성껏 만져주며 자기의 체온을 전해주던 남편의 사랑이 따뜻하고 고마웠다.

 친구의 소개로 만나 5개월 만에 결혼을 해 가정을 이루고 20년 가까이 되어가는 세월동안 변함없이, 늘 가까이 늘 언제나 내 곁에 있어주는 남편이 나무처럼 든든하다. 지금은 서로 집안의 가구처럼 가깝고도 무덤덤한 사이가 되었지만, 그 때 우리의 첫 키스 또한 우리들 운명의 지침을 돌리기에 충분했었나 보다. 어떤 사람들은 무덤이라고 하는 결혼을 겁도 없이 결심하고 감행하게 된 것을 보면 분명 둘인데 하나같은 그 느낌은 신이 장치해 두신 비밀의 열쇠라고 생각한다. 그 열쇠를 내 손에 건네준 남편에게 감사한다. 서랍 속 어디 깊은 곳에 숨었는지 지금은 찾기 힘든 열쇠가 되었지만…….

 오늘도 뜨거운 여름을 지나온 서늘한 가을바람이 스치는 하늘녘에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 반짝 저마다의 이야기로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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